└Ð 그대생각 담기

사람들은 왜 모를까 / 김용택

채화* 2021. 6. 21. 17:47


사람들은 왜 모를까

    이별은 손끝에 있고 서러움은 먼데서 온다. 강 언덕 풀잎들이 돋아나며 아침 햇살에 핏줄이 일어나며 마른 풀잎들은 더 깊이 숨을 쉬고 아침 산그늘 속에 산벚꽃은 피어서 희다. 누가 알랴 사람마다 누구도 닿지 않은 고독이 있다는 것을. 돌아 앉은 산들은 외롭고 마주보는 산은 흰 이마가 서럽다. 아픈 데서 피지 않는 꽃이 어디 있으랴. 슬픔은 손 끝에 닿지만 고통은 천천히 꽃처럼 피어난다. 저문 산 아래 쓸쓸히 서 있는 사람아. 뒤로 오는 여인이 더 다정하듯이 그리운 것들은 다 산 뒤에 있다. 사람들은 왜 모를까 봄이 되면 손에 닿지 않는 것들이 꽃이 된다는 것을. -김용택 -